이탈리아의 주요 도시 수장을 결정하는 지방선거 결선투표가 19일(현지시간) 오전 시작됐다.
이번 결선은 수도 로마를 비롯해 경제 중심지 밀라노, 남부 나폴리, 북부 토리노, 중부 볼로냐 등 126개 도시에서 진행되며 2주 전에 끝난 1차 투표를 통해 1·2위 후보를 가려내 이들끼리 최종승자를 가린다.
이탈리아 전체 유권자의 약 5분의 1인 약 860만 명이 참여하는 이날 투표는 오후 11시께 끝이 나며 종료와 거의 동시에 출구 조사 결과가 공개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사상 최초로 여성 시장이 탄생할 것으로 점쳐지는 로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마에서는 제1야당인 오성운동(M5S) 소속의 비르지니아 라지(사진)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라지 후보는 지난 2월 말 온라인 투표를 거쳐 오성운동의 로마 시장 후보로 선출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정치신인이었으나 4개월의 선거 운동 기간을 거치며 전국구 스타로 급부상했다. 그의 약진은 기존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기성 정치 체계를 부정하는 신생 정당 후보인 오성운동 진영의 라지 후보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적 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논리적인 언변과 나이답지 않은 차분함, 호감형 외모 등으로 대변되는 개인적인 역량도 인기에 상승 작용을 하며 라지 후보는 예상을 깨고 선거전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밀라노 시장 자리를 누가 차지하는 가를 두고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로마에 이어 밀라노마저 집권당인 민주당 후보가 패할 경우 마테오 렌치 총리가 입은 정치적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밀라노에서는 민주당의 주세페 살라 전 밀리노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중도 우파 성향의 스타파노 파리시 후보와 1% 이내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탈리아 정계는 렌치 총리가 직접 발탁한 살라 후보가 패할 경우 오는 10월로 예정된 국민투표에 정치적 생명을 건 렌치 총리의 입지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토리노에서도 민주당 소속의 현직 시장 피에로 파시노가 오성운동 진영의 여성 후보 키아라 아펜디노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 정치권이 요동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점치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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