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고사 국어영역 문제 유출의혹을 받고 있는 학원 강사 이모(48)씨가 현직 교사들에게 금품을 건네 온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씨가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 박모(53)씨에게 은행 계좌와 현금으로 3억원 가량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2010년 이전부터 수년간 박씨에게 고등학교 국어문제를 사들이는 대가로 돈을 줬으며, 박씨는 이 가운데 수천만원을 현직 교사 6~7명에게 주고 일부는 박씨 본인이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를 제외한 교사들은 박씨로부터 문제 ‘재하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문제당 3만~5만원 정도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 강사가 개인 강의에서 쓸 문제를 현직 교사에게 의뢰하고 그 대가로 돈을 주는 행위가 처벌 대상인지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6월 모의평가 출제 내용을 박씨에게 미리 알려준 교사 송모(41)씨 외에 다른 교사가 문제를 사전 유출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 6월 모의평가 검토위원이던 송씨는 올 5월 박씨를 만나 출제 내용을 미리 알려줬고, 박씨는 이를 강사 이씨에게 다시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치러진 수능 6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강의 도중 국어영역에서 특정 작품이 지문으로 출제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에서 해당 작품이 출제되자 이전부터 관련 제보를 받아온 경찰은 문제 유출 수사를 시작했다.
/김나은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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