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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 많이 쬐면 딸 낳는다"…국립전파연구원 대답은?

국립전파연구원이 전자파와 관련된 무성한 소문에 대해 사실 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고 웹사이트에 설명을 실었다.




‘전자파를 많이 쬐면 딸을 낳는다’,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발암 물질이 생긴다’ 등 전자파와 관련된 소문은 무성하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2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2016년도 제1차 전자파 안전포럼’을 앞두고 각양각색의 ‘전자파 소문’에 대해 설명했다.

22일 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전자파 때문에 정자 수가 줄어들거나 유전자가 변형돼 딸을 낳는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전자파가 태아의 성별에 영향을 준다는 의학 연구는 아직 나온 게 없다.

휴대전화 등 전자파가 남성 정자의 수나 운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는 몇 가지 있지만 생활 습관·음식·음주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했기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파연구원은 전했다.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우거나 요리하면 영양소가 파괴되고 발암 물질이 생긴다는 소문도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근거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자레인지를 작동할 때 60Hz 전자파가 평소보다 많이 발생하는 만큼 기기에서 30cm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전자파는 이 정도 거리만 둬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다.

낡은 전자레인지를 돌릴 때 음식물이 들어 있는 내부를 근거리에서 쳐다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오래되거나 고장 난 전자레인지는 조리에 필요한 열을 만드는 2.45GHz 전자파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어서다. 이런 전자파를 눈에 쬐는 것은 매우 해롭다.

전자파 방지 상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숯·선인장·차폐 필터는 모두 전자파 차단 효과가 없다. ‘기기에서 30cm 이상 떨어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꿀벌이 전자파 여파로 방향감각이 마비돼 멸종위기에 몰렸다는 얘기는 국외 연구 결과가 와전된 것이다. 전자파가 진드기·살충제·바이러스·기후변화 등과 함께 꿀벌 군집 붕괴 원인으로 지목된 적은 있지만 전자파가 꿀벌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 자체는 입증되지 않았다.

전파연구원은 휴대전화 기지국의 전자파 위험성도 오해가 많다고 꼽았다. 기지국 전자파는 몸에 누적되거나 방사선처럼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다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자파 강도는 보통 기준치의 10% 이내라고 주장한다.

휴대전화를 많이 쓰면 암에 걸린다는 소문과 관련, 휴대전화 전자파가 세계보건기구(WHO) 발암 등급표에 등재됐다는 것까지는 사실이다. 휴대전화 전자파와 암 발생 가능성 사이에 매우 제한적이고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WHO의 설명이다.

휴대전화 전자파의 발암 등급(암과 관련된 위험 정도)은 ‘2B’로 커피·디젤연료·김치와 같은 수준이라고 전파연구원은 설명했다.

미미한 전자파에도 갑작스럽게 피곤해지고 두통·수면방해·소화장애 등을 호소하는 ‘민감 체질’은 WHO도 인정했다. 그러나 WHO는 이런 ‘전자파 과민성’ 증상이 실제 전자파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고 심리적 불안감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고 전파연구원은 밝혔다. 전자파 소문에 관한 전파연구원의 설명은 웹사이트(http://www.rra.go.kr/emf/wrongfact/rumor/)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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