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역할극이라며 학생들에게 서로 욕을 하게 한 사실이 알려져 학부모들의 집단 등교 거부 사태가 빚어졌다. 교육 당국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지난 3월 담임교사가 역할극이라며 학생들끼리 얼굴을 보고 욕을 하게끔 강제했다. 학생들이 머뭇거리자 교사는 다시 욕설을 지시했고 친구에게 욕을 내뱉는 시간이 지속됐다.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게 된 것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절대 (집에) 얘기하지 마라”고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
이 외에도 황당한 성교육까지 자행했다. 교사는 동성애를 하면 성병에 걸리기 쉽다며 남성 간 애정행각을 하는 사진을 보여주거나 동성 간 성관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충격적인 성교육을 했다는 것이다.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자꾸 상스러운 욕을 많이 해서 그거에 대한 역할극을 시켰다”며 “교육의 방법 가운데 하나로 한 것”이라 말했다.
욕설 역할극의 경우 도가 지나친 부분도 있었지만, 일상적으로 쓰는 욕의 문제점을 일깨워주려는 교육이었다는 해명이다. 또 동성애 문제는 질문에 답해주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입단속 지시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사실을 뒤늦게 접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면서 현재 교실 안은 텅 비어있는 상태.
학교 측은 오히려 학부모들이 사전 시정 요구도 없이 갑자기 수업 거부를 한 건 심각한 교권 유린이라고 항변했다.
집단 수업거부 사태가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를 접수한 시 교육청도 학교 측과 교사를 상대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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