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수리한 마이바흐…대법 “면책 약관있어도 렌트비 배상해야”

고급차량 마이바흐의 하자를 장기간 수리한 판매업체가 차량 소유주에게 수리비는 물론 렌트비·가치하락분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판매 약관 중 “수리비 외에 배상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있다 하더라도 수리기간이 통상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면 불법 채무불이행에 속해 배상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건설업체 G사가 자동차 수입판매업체 S를 상대로 “자동차 고장 수리에 따른 렌트비와 가치하락분 등 5억7,56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수리비 460만원만 인정한 원심을 깨고 렌트비 등 다른 손해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은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산 자동차임을 고려하더라도 수리에 든 기간(11개월)은 통상 필요한 기간을 훨씬 넘는다”며 “장기간 수리를 마치지 않고 인도를 지연한 것은 위법한 채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G사는 2007년 1월 5억3,000만원에 마이바흐57 승용차를 구매해 회사의 대표이사 차량으로 쓰던 중 신호대기 상황에서 차량 시동이 꺼지고 에어백이 터지는 등의 차량 이상을 발견해 판매업체인 S사에 통지했다. S사는 다음날 차량을 회수했지만, 내비게이션 장착 업체와 사고 원인을 두고 소송을 벌이는 등 수리가 지연돼 1년 여 뒤인 2010년 6월에서야 G사에 수리완료를 통보했다. 이에 G사는 늑장 수리로 차를 사용하지 못한 데 대한 렌트비와 구입 당시부터 있었던 기존 하자의 수리비 등을 합쳐 5억7,000만여원을 배상하라며 S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