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2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래’라는 단어를 22번이나 언급하며 대안세력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앞서 진행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자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도할 정치 지도자임을 적극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이상적인 지도자상으로 중국의 덩샤오핑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1979년 덩샤오핑은 중국을 찾은 일본 총리인 오히라 마사요시에게 40년 뒤 중국은 생활 수준이 중간단계인 ‘소강사회’, 70년 뒤인 오는 2050년에는 유교적 이상 사회인 대동사회가 되도록 하겠다는 3단계 발전전략을 제시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덩샤오핑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국회”라고 강조했다. 수십 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국가 경영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엄청난 도전이자 기회로, 국회가 과학기술혁명·교육혁명·창업혁명의 ‘3대 혁명’을 숙의해야 하는 이유”라며 “국회가 ‘미래일자리특위’를 만들어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는 또 프랑스 대혁명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을 예로 들며 기득권 타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공존의 길을 찾지 않으면 공멸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사법정의와 조세정의를 비롯해 정의가 무너진 사회에 미래와 희망도 없다”고 전제한 뒤 “바스티유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프랑스 구체제 앙시앵레짐의 상징이었다. 국민의당은 이러한 기득권들과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안철수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한창 뜨거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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