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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운명의 날]숫자로 풀어본 브렉시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와 관련된 숫자들은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 복지 축소 등이 키워온 영국인들의 반유럽연합(EU)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브렉시트와 관련된 이슈들을 숫자로 풀어본다.

◇247억파운드(41조원)=지난 2010년 총선에서 집권한 영국 보수·자유민주당 연정이 이후 5년간 줄인 정부 예산 규모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보수당 당수는 총선에서 승리한 후 급격히 불어나는 국가부채를 줄이겠다며 정부 지출을 첫해에만 60억파운드를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집권 이후 보수·자민당 연정 내각은 연금 및 복지 지출을 포함한 공공 서비스 지출을 과감히 줄였다. 이에 따라 1996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3.8%씩 늘어났던 공공 서비스 지출은 연정 출범 이후 연평균 2.4% 줄었다. 영국 재정연구소(IFS)는 2010년 연간 8,500파운드였던 1인당 공공 서비스 지출이 오는 2020년 6,700파운드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지출 축소의 대가로 영국인 1인당 약 300만원의 복지 혜택이 쪼그라든 셈이다.

◇-4.2% vs 2.9%=캐머런 총리 취임 이후 영국 경제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2009년 -4.2%까지 곤두박질친 영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4년 2.9%까지 오른 것. 이 과정에서 2011년 8.4%까지 치솟았던 실업률도 하락해 현재 5%대로 낮아졌다. 이 같은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보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달성, 단독 내각 구성에 성공했다.

◇214만5,686명=지난달 영국 통계청이 영국 내 EU 출신 외국인 노동자 수가 2014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해 올해 1·4분기 215만명에 육박했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급증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브렉시트의 도화선이 됐다. 우파 성향의 데일리메일은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등 EU 초기 가입국 출신 외국인 노동자 수가 22%나 늘었다”며 “침체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를 피해 도망온 사람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브렉시트의 경제적 배경에는 ‘공짜 점심’을 찾아 영국에 온 유럽 국민들에 대한 불만이 있는 셈이다.







◇13%=브렉시트 논쟁 과정에서 영국 내 정치지형도도 급변하고 있다. 집권 보수당이 EU 잔류·탈퇴파로 갈라져 내홍을 겪는 동안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의 지지세는 치솟고 있다. 실제 영국독립당의 최근 지지율은 13%로 2010년 당시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했던 자민당을 누르고 제3당으로 부상했다. 앞서 19일 실시된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도 포퓰리즘 성격의 오성운동당이 수도 로마 시장 자리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제1야당으로 입지를 넓혔다. 26일 재 총선을 치르는 스페인은 양당체제가 무너지면서 연정 구성에 또다시 실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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