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21일(현지시간) “ECB 검사관들이 지난주 말 은행에 e메일을 보내 조선업체의 대출내역과 부실 정도,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은행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는 통상 본격적인 현장조사의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한 유럽 은행 관계자는 “ECB의 요구 내역은 상당히 광범위했다”고 말했다.
ECB의 주타깃은 독일 은행으로 알려졌다. 독일 은행은 조선업이 위기에 빠진 지난 2008년 이전까지 전 세계 선박금융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독일 상위 5대 은행의 선박금융 대출액은 약 800억유로(105조원)에 달한다. 국영인 북독일연방은행(NordLB) 측은 최근 선박금융으로 손실을 낸 자회사 란데스방크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HSH노르드방크와 코메르츠방크도 선박금융 리스크에 대비한 자본확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는 ECB의 조사 착수로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 글로벌선박금융 책임자인 클라우스 스톨텐베르크는 “시간이 갈수록 (선박금융 부실에 대한)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는 손실을 확정하거나 손실에 대비해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은 향후 2년 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대출 부실을 해소하라는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