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23일 한일 위안부 협상에 대해 “피해자 할머니들 상당수 합의 내용을 지지하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지원 예산 삭감 결정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더 이상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를 지적하자 “한일 위안부 협상은 (외교당국이) 최선을 다한 결과다. 한일 간 외교적 협상을 번복하는 것은 국제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정부의 위안부 기록물 등재사업 지원 예산 삭감 조치 논란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기록물 등재는 민간에서 하는 것이 유네스코의 기본 정신”이라며 “정부도 기록 등재가 제대로 되려면 민간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 유네스코 기록 등재와 관련해 문화재청과 협의했다”며 “문화재청이 기록유산은 대부분 민간차원에서 등재한다고 조언해 그때 이후 민간기구가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2016년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 사업 항목에 4억4000만원을 배정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집행하지 않았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해당 항목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장관은 이번 예산 삭감 결정이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에서 위안부기록물의 등재 추진 사업을 보류하기로 했다는 ‘이면 합의설’에 대해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강 장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일 정부의 이면 합의설 보도를 언급하며 “예산을 추진할 땐 그럴 마음이 없다가 한일 협상이 끝난 직후 중단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안일하게 대처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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