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에 관한 호주 왕립위원회(이하 왕립위원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 군 내부의 성적 학대에 관한 청문회를 통해 지난 수십 년간 호주 해군 후보생들이 서로를 강간하거나 교관과 성관계를 맺을 것을 강요받는 등 성적으로 학대당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출석하여 진술한 피해자들에 따르면, ‘통과의례’라는 미명 아래 성기에 구두약을 바르거나 변기에 머리를 넣고 물을 내리는 등의 학대가 자행됐다. 또한 피해자들은 “빨아라...그러면 진정한 남자가 될 것이다”와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고 진술했다. 한 피해자는 밤중에 끌려나가 다른 후보생의 성기나 항문을 빨거나 항문을 통해 강간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행한 후보생도 상급자의 강요에 의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또한 16세의 여성 후보생이 불명예 전역을 시키겠다고 협박하는 30대 교관과 성관계를 맺어오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성적인 학대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폭력도 자행되고 있었다. 16세에 해군에 입대했던 한 피해자는 다른 후보생들이 쇳덩어리, 부츠 등 무거운 물건이 담긴 가방을 자신에게 던지면 이를 피해 복도를 뛰어다니라고 강요당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의식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왕립위원회의 조사를 적극 반기며 “49년 고문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2년에 창설된 왕립위원회는 호주 군 내의 성적, 물리적, 정신적 학대를 경험한 111명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ou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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