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 17년 만에 나타난 진범을 통해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본다.
23일 방송된 KBS 스페셜에서는 자신이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나선 남자의 증언을 토대로 17년 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진실을 파헤쳤다.
1999년 2월 6일 새벽에 벌어진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사건 발생 후 9일 만에 인근 마을에 사는 3명의 청년이 범인으로 붙잡혔다. 이들은 전과가 있던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었다. 부모의 장애와 알코올 중독, 폭행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 중에 누구 하나 나서서 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어려웠던 상황. 셋은 범인으로 붙잡혀 6년, 4년, 3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17년 후 스스로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당시 범인으로 구속된 삼례의 세 청년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이들의 재심을 돕겠다고 나섰다.
남자의 고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7년 전 친구들과 검거됐고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그런데, 당시 부산지검은 수사 중 돌연 사건을 전주지검으로 보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부산 3인조는 풀려났다.
전주지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부산지검은 직접 기소하지 않고 전주로 사건을 이첩했을까.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는 국내 최대 대형 로펌에서 활동했으나, 취재가 진행되자 돌연 사표를 내고 잠적했으며 법원의 증인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 재심 법정 앞에서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이 손을 잡고 재심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 왜 피해자와 유족까지 나서서 재심을 바라는 것일까? 그날 밤 삼례 나라슈퍼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재심 판단을 구하기까지 무려 17년이 흘렀다. 공권력의 판단이 세 가정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고,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은 길고도 험하다.
조용히 세월 속에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이 재심 청구로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당시 수사의 관계자들이 깊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의 말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그의 주장대로라면 진실은 왜 17년 동안이나 묻혀 있었던 것일까.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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