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살던 70대 노부부 중 아내가 숨지자 거동을 못 하는 남편이 아내의 시신 옆에 누운 채로 있다가 아사 직전에 극적으로 발견됐다.
24일 강원 횡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8시께 A(43)씨가 ‘부모님이 전화를 받아 않아 걱정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 부모가 사는 횡성군의 한 연립주택으로 출동했고 출입문이 내부에서 잠겨 있어 베란다 방충망을 뜯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A씨의 어머니 B(76) 씨는 천장을 바라본 채 숨져 있었다. 평소 거동이 불편했던 A씨의 아버지 C(77)씨는 아내 옆에 누워 눈만 겨우 뜨고 있었다.
막내아들 A 씨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부모와 함께 지내다가 서울에 일자리를 구해 상경했다. 그러다 이후 고향 집의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평소 저혈압 등 지병이 있던 B 씨에게 외상이 없고 문이 안에서 잠긴 점으로 미뤄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어머니는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있었고, 아버지는 평소 식사도 잘 못 하고 혼자 거동도 못 해 걱정이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전혀 거동을 못 하게 된 C씨는 대소변은 물론 식사까지 아내에게 의지해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태였다. B씨가 숨지자 기력이 더욱 쇠약해져 발견 당시에는 말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출동 경찰관은 설명했다.
경찰은 “B 씨는 지난 22일 전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C 씨는 아내가 숨지자 식사도 못 한 채 기력이 더욱 약해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C씨는 다행히 기력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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