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남모(62)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대법원은 “남씨가 공소장 전달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재심 청구의 사유에 해당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공소장 내용을 남씨에게 송달한 뒤 1심을 파기하고 새롭게 심리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소송촉집법 23조에 따르면 피고인 소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재판부는 피고인 진술 없이 재판을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재판에 출석할 수 없으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뒀다. 대법원은 남씨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7월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된 남씨의 소재가 불명확해지자 그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징역 8월을 선고했다. 당시 형 집행을 위해 체포됐던 남 씨는 “기소된 사실조차 몰랐다”며 법원에 상소권 회복을 청구했으나 동부지법과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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