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연주는 하나금융그룹에서 일을 시작한 지난 2010년 무렵부터 참 많이 봤다. 하나금융은 서울시향의 장기 후원자 중 한 곳이다. 최 대표는 “아마 임원들 통틀어서 내 출석률이 가장 높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바깥에서 공연을 볼 때도 서울시향 단원들 참 열심히 하고 잘한다 싶었는데 내부에서 지켜보니 더 프로의식이 투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론 연주자들 모두 개성이 강해 보통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해프닝(?)도 많이 보기는 하는데 음악 할 때만은 대단한 일체감과 집중도를 보여 주는 점이 아주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이토록 서울시향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최 대표에게 올 하반기 서울시민이 놓쳐서는 안 되는 대표 공연 몇 개만 추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실례였을지도 모르겠다. 최 대표 역시 “놓쳐서 괜찮은 공연이란 없다. 모두 별 다섯 개도 아까운 훌륭한 콘서트들”이라며 단호히 답했지만 거듭해 묻자 “내가 기대하고 있는 공연들”이라는 전제하에 몇 가지 간추려 말했다.
우선 다음 달 7일로 다가온 독일의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와의 무대다. 에셴바흐는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공백이 발생했던 올해 서울시향의 첫 정기공연에 긴급 투입, 시향과 짧은 첫 만남을 했다. 당시 에셴바흐는 정 전 감독의 빈자리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끔 하는 호연으로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냈다. 최 대표는 “예정대로였다면 이번 공연이 서울시향과 에센바흐와의 첫 만남”이라며 “앞선 무대와 달리 긴 시간 제대로 준비한 공연이니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브람스의 교향곡들을 들을 수 있는 무대를 언급했다. 8월 24·25일로 예정된 브람스 교향곡 2번과 12월 9일 브람스 교향곡 1번. 원래는 정 전 감독이 직접 지휘하기로 했던 프로그램이지만 각각 이스라엘의 거장 엘리아후 인발과 프랑스 출신의 신성 알렉상드르 블로슈가 대체 지휘하기로 했다. 최 대표 “프로그램이 아주 좋아서 본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의 연말 대표 공연인 ‘합창’ 또한 놓치면 아쉬운 공연이다.
끝으로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소개한 무대는 지난해 쇼팽 콩쿠르 1위에 빛나는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서는 7월 15일 정기공연이다. 역시 정 전 감독이 지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아이슬란드 심포니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얀 파스칼 토틀리에가 지휘봉을 잡아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등을 들려준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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