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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공항서 자폭테러..."또 IS가?" 공포에 짓눌린 터키

테러범 3명 경찰과 총격전 후 자폭

최소 41명 사망 등 사상자 320여명 달해

터키 정부, 테러 배후로 IS 지목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 보복 분석

"건국2주년 앞두고 勢과시" 관측도

쿠르드족 독립주장 PKK와 내전

잇단 테러에 내부 불안 더 깊어질듯

28일(현지시간)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공항 밖으로 대피한 생존자들이 공포에 떨며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터키 정부는 최소 36명이 숨진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지목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오후 10시께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280여 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터키 정부는 최근 근거지인 시리아·이라크에서 급격히 세력이 줄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다. 사건의 배후가 IS로 확인되면 지난 3월22일 벨기에 브뤼셀 테러 이후 석 달 만에 또다시 대규모 테러를 일으킨 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테러로 희생된 이는 41명이며 이들 대부분은 터키 국민이지만 이란·우크라이나·요르단·우즈베키스탄·중국 등의 국적자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총 239명으로 이 가운데 109명은 상태가 양호해 퇴원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사상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이날 테러범 3명이 택시로 공항에 도착한 이후 출국 전 보안심사대 앞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출국장으로 난입해 지니고 있던 폭탄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자폭한 장소는 1·2층 국제선 보안구역 입구와 주차장 등이었다. 이 과정에서 테러범 3명은 모두 사망했으며 범행을 돕거나 드러나지 않은 추가 용의자가 있는지에 대해서 터키 경찰 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테러범들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아타튀르크 공항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총격과 폭발음에 놀란 수백 명의 이용객들이 출입구로 한꺼번에 달려 나왔으며 온몸에 피를 묻힌 이들이 부축을 받으며 밖으로 이동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에이룰 카야는 “피가 여기저기로 튀었다”며 “(한 살짜리) 아이의 눈을 가리고 뛰쳐나왔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테러 피해를 입은 아타튀르크공항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공항이자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세계 주요 공항 중 하나로 한 해 이용객이 6,100만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 테러가 발생한 직후 아타튀르크 공항은 이튿날 새벽 2시 20분까지 일시 폐쇄됐으며 이후 사건 현장 출입만 차단한 채 운영을 재개했다. 자국민에 대한 테러를 우려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미국과 터키를 잇는 항공편 운항을 몇 시간 동안 중단하기도 했다.





터키 당국은 사건의 배후를 쫓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정부와 내전 중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IS가 유력한 배후로 꼽혔으나 초기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이을드름 총리는 IS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당국은 아직 정확한 증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범인들은 IS가 주로 지급하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IS가 건국 2주년인 6월29일을 앞두고 테러를 저질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아직 IS는 공식적으로 이번 테러와의 연관성을 밝히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에 대해 지난 27일 터키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데 대해 IS가 보복 차원에 행한 일이라고 추정했다. 터키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무스타파 아키올은 “이번 사건이 터키와 이스라엘 간 협상이 끝난 직후에 일어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IS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테러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이라크 정부군은 IS가 장악하고 있던 팔루자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밝혔다. 팔루자는 IS의 핵심 근거지 세 곳 중 하나이며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 모술에서도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니얼 바이먼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앞서 발생한 브뤼셀 공항 테러 직후 “IS가 국가를 참칭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며 “사람과 자금을 계속 끌어들이기 위해 성공의 이미지를 지속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테러로 터키 내부의 불안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는 쿠르드족 독립을 주장하는 PKK와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다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IS 근거지 사이에 위치해 테러 발생이 빈번하다. 2015년 이후 14건의 테러가 일어났으며 7일에도 PKK가 이스탄불 관광지에서 차량폭탄 테러를 감행해 11명이 사망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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