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대전 당시 유대인들이 나치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숟가락으로 파낸 터널이 발견됐다.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은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 리투아니아의 고고학자, 역사학자, 지구물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단층 스캔 기술을 통해 길이 34m짜리 터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터널은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 외곽에 있는 파네리아이 숲에서 발견됐다. 이 곳은 나치 점령기에 유대인 7만여 명을 포함해 10만여 명이 학살당한 곳이다.
2차대전 막바지에 나치 정권은 대학살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슈투트호프 집단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과 소비에트인들을 이곳으로 끌고 가 땅에서 시신을 파내 불태우도록 했고, 작업이 끝나면 자신들도 죽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수감자들은 탈출하기 위해 3개월간 숟가락으로 지하 터널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1944년 4월 15일 밤, 40명이 터널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고, 감시원들의 총격에 11명만이 탈출에 성공했다.
터널 전체 발굴 작업은 2004년 리투아니아의 한 고고학자가 터널의 입구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발굴에 참여한 이스라엘의 고고학자 존 셀리그먼은 “암울한 시기에도 삶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 터널이 말해준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gogundou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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