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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역사는 해설가에 따라 관점이 달라져요."

27일 박홍순 작가의 '미술로 읽는 세계사' 진명여고서 열려<br>미술작품으로 공부하면 세계사도 재미있다는 것 깨달아

(사진 위)박홍순 작가가 진명여고 학생들에게 ‘미술로 읽는 세계사’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 아래 왼쪽부터)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1790)’, 베르츠의 ‘마라의 죽음(1880)’, 보드리의 ‘마라를 죽인 코르데(1861)’/사진=백상경제연구원





27일 진명여고 도서관에는 60여명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박홍순 작가의 고인돌 강좌 ‘미술로 읽는 세계사’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날 강좌는 양천 도서관의 지역 학교 후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마지막 강의 주제는 ‘시민혁명과 민족, 현대의 성찰’. 박 작가는 해석에 따라 역사적 사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혁명시대 급진주의 자코벵파였던 정치가 장 폴 마라의 암살장면을 묘사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했다. “마라의 지지자였던 다비드는 마라의 죽음을 평온하게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면, 폴 자쿠스 보드리의 ‘마라를 죽인 코르데’는 당당한 암살범을 영웅처럼 그리고 있어요. 보드리는 자코벵파의 반대 측에 서 있던 지롱드파를 지지했던 화가였지요. 반면 베르츠가 그린 ‘마라의 죽음’의 주인공은 시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프랑스 혁명의 중심이 바로 시민들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처럼 한가지 역사적인 사건을 두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그는 프랑스 대혁명은 중세의 막을 내리고 근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적 서막이었다는 점에서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심층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라고 했던 E.H. 카의 ‘역사는 무엇인가’와 에릭 홉스봄의 민족과 민족주의 등을 소개하면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과 관점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설명해 나갔다. 이날 강의에는 진명여고 이승무 교장께서도 참석해 미술과 역사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학생들을 격려했다.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세계사가 미술을 통해서도 공부하면 흥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진지하게 빠져드는 듯 했다. “당장 대학진학에 논술준비를 할 때 세계사는 교양과 지식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박 작가의 말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했다.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은 작가 사인회 및 기념촬영 시간도 가졌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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