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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경영난 빠트리는 통상임금 확대 안돼"

법원, 한국GM 근로자 청구 기각

지난 2013년 정기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관련 소송들이 전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끼치는 통상임금 확대는 허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가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인가를 놓고 법원 간 판단이 엇갈려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고법 민사1부(신광렬 부장판사)는 한국GM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정기 상여금, 개인연금보험료, 휴가비, 귀성여비, 선물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근로자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GM은 노조와 사측이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합의 속에 임금협상을 해왔다"며 "이런 합의가 있음에도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면 임금인상률이 2010년분 0.7%에서 11.4%로 증가하는 등 노사가 양해한 임금인상률을 훨씬 넘어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GM은 2008~2010년 당기순손실이 8,690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과 유동성도 동종업체보다 열악하다"며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매년 416억원의 추가 지출이 생기면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회사를 중대한 어려움에 빠뜨리는 통상임금 확대 요구는 신의칙에 어긋나 허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을 따른 것이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서울고속주식회사 근로자가 "근속수당·승무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며 낸 소송에서도 신의칙에 어긋난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울산지법이 올 2월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에서 "업계 불황으로 경영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경영난에 빠진다"는 회사 주장을 기각하는 등 신의칙 위반 여부를 엄격하게 본 판결도 다수 있다. 이에 따라 신의칙 기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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