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통의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코트 배정 논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4일차 경기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인 비너스 윌리엄스(36, 미국)가 18번 코트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대회가 열리는 올잉글랜드 클럽에는 총 19개의 잔디 코트가 있다. 그 중 시설과 관중 수용 규모가 가장 큰 센터 코트에서는 결승전과 유명 선수들의 경기 등 관중이 많이 몰리는 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세계 랭킹 8위이자, 윔블던 대회에서만 여자 단식 5회, 여자 복식 5회 등 통산 10회 우승을 차지한 윌리엄스가 고작 782명을 수용하는 18번 코트에서 단식 2회전을 치르면서, 전직 챔피언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선수 본인은 “선수에 대한 예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제 어디서라도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남자 단식의 우승 후보 앤디 머레이(29, 영국)는 “18번 코트 역시 훌륭한 시설이지만, 비너스가 그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다소 놀랍다”고 말했다.
다만 윌리엄스는 여자 선수들의 센터 코트 비율이 남자보다 낮다며 남녀 선수 간의 비율이 비슷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의 센터 코트 경기 현황을 보면 남자 단식이 7경기, 여자 단식 8경기로 오히려 여자 경기가 더 많았다.
한편 남녀 차별 논란이외에도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 미모가 출중한 선수들이 센터 코트에 더 자주 배정받는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이번 대회에서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 가르비녜 무구루사(22, 스페인), 카밀라 조르지(24, 이탈리아), 유지니 부샤드(22, 캐나다), 츠베타나 피론코바(28, 불가리아) 등은 빼어난 외모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들이다.
/김영준기자 gogundou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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