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가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대표적 로봇업체 쿠카(Kuka)의 막바지 인수작업에 돌입했다.
메이디는 12억 유로(약 1조5,400억 원)를 주고 쿠카의 대주주인 보이트로부터 쿠카 지분 25.1%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메이디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쿠카의 지분 5.4%를 사들인 이래 지분율을 지난 5월 기준 13.5%까지 늘린데 이은 것이다. 이번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메이디는 쿠카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메이디는 앞서 5월 쿠카를 상대로 주당 115유로, 총 45억 유로에 쿠카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쿠카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인수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권고했으며, 최근에는 2023년 말까지 쿠카의 공장과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투자 합의안을 체결한 상태다. 독일 정치권은 그간 중국 자본이 설립 100년이 넘은 자국 로봇업체를 삼키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해왔지만, 지분 인수 움직임을 막지는 못했다. 다만 틸 로이터 쿠카 최고경영자(CEO)는 메이디가 총 지분의 49%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신규 투자자와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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