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화계를 대표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사진) 감독이 암 투병 끝에 4일(현지시간) 76세의 나이로 임종했다.
이란 ISNA 등 현지 외신은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암 치료를 위해 프랑스로 건너가 체류하던 중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3월 위암 진단을 받고 6월 파리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1940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났다. 국립테헤란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1970년 단편으로 데뷔, 영화 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고국을 등진 다른 예술가들과 달리 테헤란 등에 머물며 이란 영화를 국제무대에 알린 인물로도 널리 알려져있다.
1987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1997년 이란인들의 삶과 종교적 색채가 깊이 묻어있는‘체리향기’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세계적 명장 반열에 올랐다. 이후 1999년에는‘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5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그래도 인생은 계속된다’(1992년), ‘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년) 등 3부작은 세트장이 아닌 실제 장소에서 배우가 아닌 이들도 자주 등장시켰으며 ‘어두운 리얼리즘’과 ‘은근한 유머’를 담은 역작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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