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을 둘러싼 ‘대권 도전설’에 개의치 않고 서울시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용산가족공원의 정부 개발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고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제한 필요성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시장은 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6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서울시, 함께하는 서울시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서울시장 열심히 하려는데 왜 자꾸 그런 질문을 하냐”면서도 “서울시장을 형편없이 하고 있다면 그런 얘기가 안 나올 테니 감사드린다”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구의역 사고를 겪으며 엄청난 시대적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낼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선은 서울시부터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발생한 구의역 사고를 여러 번 거론했다. 그는 “사고 후 시민들의 칭찬에 취해 자만하지 않았나 반성했다”며 “겸손함과 초심을 잃고 시민들의 목소리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면서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박 시장은 우리 시대 가장 큰 화두는 ‘불평등사회 극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남은 임기에 서울의 그늘과 소외를 파고들고, 잃어버린 청년의 희망, 노인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며 “국가와 시장 주도의 고도 압축성장으로 드리워진 불평등, 불공정, 불균형과 싸우고 비정규직, 갑을사회, 하청사회를 반드시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용산가족공원 정부 개발안에는 강력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이 일대에 미군이 점유하고 있는 시설이 많은데 본래 약속대로 온전하게 신속하게 비워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공원을 민족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줘야 하며 공원 밖에도 공원과 어울리는 시설이 들어오도록 잘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에서 제안하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대해서는 재정과 기술적 문제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변 지역과 묶어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면 너무 큰 프로젝트가 되어버려 강남과 강북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이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과 관련해서는 “시민들이 참여해 결정한 서울 2030플랜에 따른 것으로,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5층이냐 아니냐가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며 “미관과 경관은 물론이고 주변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고 사는 사람에게도 편리함이 존재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