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무능한 왕 때문에 망했을 수는 있지만 유교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것은 아닙니다.”
마크 피터슨(사진)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가 6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디노체컨벤션에서 열린 ‘한국학, 새롭고 긍정적인 조명’이라는 주제의 한양미래전략포럼 특강에서 한국의 가장 존경할 만한 문화로 유교를 꼽았다.
피터슨 교수는 지난 1965년 1월27일 열아홉 살의 나이에 푸른 눈의 선교사(모르몬교)로 2년간 한국 땅을 밟은 인연으로 동양학과 한국사를 전공했고 박사 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방한했다가 한국 풀브라이트장학재단 이사장을 맡아 5년간 일하기도 했다.
피터슨 교수는 교육열에서 한국의 희망을 내다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은 교육에 대한 열망과 이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경제 기적의 바탕에는 교육 기적이 있었다”며 “돈은 없어도 공부는 하겠다는 사람들의 열의를 보고 한국은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교와 붕당 정치의 폐해 등 일제 식민사관이 심어놓은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유연한 조선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 그가 정의 내린 조선은 무능하고 정체된 왕조가 아니라 ‘학자의 나라’이자 ‘평화의 나라’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한국은 더 큰 자신감을 지니게 됐다. 한국은 더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다”라고 말해 좌중의 힘찬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강연에서 “조선 초기 유교 사회는 가족 간에 재산 분배가 평등하게 이뤄지고 제사는 돌아가며 지내며 족보에도 남녀가 함께 기록될 정도로 평등한 사회였다”고 강조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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