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1933~2015)가 세상을 떠나기 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에세이 4편을 모았다. 영문 텍스트와 미술작가 이부록이 색스에게 영감을 얻어 그린 그림을 실은 스페셜 에디션이다.
2013년 여든 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쓴 ‘수은’은 노년만이 가지는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나의 생애’는 2015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직후 좋은 삶을 살았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풀어낸다. ‘나의 생애’에서는 원소주기율표에 대해 품었던 남다른 사랑과 다가올 죽음을 사색하고, 죽기 2주 전 쓴 ‘안식일’에서는 삶의 안식일(죽음)을 앞두고 자기 삶과 가족을 되돌아본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중략)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나의 생애 中) 색스의 진솔한 마음은 책 표지 한 가운데 깊게 새겨져 있다. 그가 남기고 간 이 선물에 보는 이의 입에서도 절로 책 제목이 튀어나온다. 고맙습니다. 색스는 2005년 진단받은 희귀병 안구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돼 지난해 8월 30일 숨졌다. 2만 2,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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