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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억> 폐허가 다시 생명의 땅 되기까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반니 펴냄





‘(진화를)멈추지 마라, 다만 침범되지 않은 자연보호구역은 가능한 한 그냥 두자.’

사회생물학 창시자인 저자의 당부를 생생한 사진과 꼼꼼한 기록 속에 담았다. 책은 지구 홍적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전했던 모잠비크 고롱고사 국립공원이 내전으로 파괴되고 다시 재건되는 변화의 과정을 통해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강조한다. 아프리카 대지구대 최남단에 위치한 고롱고사는 세계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다. 조류 398종(250종은 텃새), 포유류 123종, 파충류 34종, 양서류 43종을 비롯해 곤충류와 거미류, 또 다른 토착 무척추동물은 수만 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엄청난 수치이지만, 역사적 비극을 경험한 뒤 어렵게 회복기에 접어든 게 지금의 고롱고사다.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모잠비크는 16년의 내전에 시달렸고, 사람도 동물도 숲도 황폐해졌다. 내전이 끝나고 10년간 폐허로 남아있던 이곳은 2004년 미국의 자선사업가인 그레그 카의 비영리 재단이 생태복원 사업을 시작하며 변화의 계기를 맞이했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저자는 고롱고사의 아픈 과거와 부활의 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일일이 이 일대를 탐사하며 담은 대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서문에서 “고롱고사 국립공원의 회복은 인간 승리의 걸작”이라고 평가하며 남북 분단의 산물인 비무장지대(DMZ) 전역도 고롱고사 못지않은 국립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1만 7,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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