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9일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간접적이지만 박 대통령이 친박계 지원을 시사하자 서청원 의원의 전대 출마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8일 청와대 오찬이 끝난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찬 도중 박 대통령에게 이번 전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참석이니 참석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박명재 총장의 이같은 요청에 미소를 지으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오찬장을 떠나는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할 때 박명재 사무총장에게 참석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박명재 사무총장은 밝혔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전대 축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전대에 참석하게 되면 대통령 취임 이후 빠뜨리지 않고 전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7월 전대에 참석했다. 당시 전대에서 서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와 격돌했지만 김 전 대표에게 패했다.
박 대통령이 전대에 참석할 경우 친박계 세 결집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후보 난립과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로 구심점을 잃어 당권 장악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이정현·이주영 의원과 출마 의사를 드러낸 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주자들 모두 완주 의사를 밝혀 표 분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친박 내부의 교통정리가 좀처럼 쉽지 않자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평가다.
친박계의 압박으로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서 의원이 출마 쪽에 무게를 뒀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친박계의 계속되는 구애에 손사래를 쳤던 서 의원도 고민하겠다며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는 이미 서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서 의원은 이날 오찬에서 청와대의 분위기를 살핀 뒤 주말 동안 여론을 보고 곧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