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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갈등에 병든 미국 '피의 3일'

독립기념 주간에 인종갈동 비극 터져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생중계로 촉발

댈러스 경찰 매복 조준사격은 충격적

1960·70년대보다 더 심각한 인종갈등

편의점 주차장에서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이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SNS 동영상으로 퍼지면서 미국 내 흑백갈등이 촉발됐다./출처=페이스북 동영상 캡쳐




240번째 독립기념일 다음 날인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7일까지의 미국의 사흘은 그야말로 ‘피의 3일’이었다.

곪을 대로 곪아 터진 미국의 고질병 ‘인종갈등’ 때문이다. 5일 새벽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의 한 편의점 밖에서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37)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이 발화점이었다. 이날 스털링이 손님을 총으로 위협한다는 신고전화를 받고 2명의 경찰이 출동했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경찰 중 한 명이 여러 발의 총을 쏴 숨지게 했다. 마침 지나가던 행인이 스마트폰으로 스털링의 사망순간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하면서 흑인 사회는 과잉 공권력 진압에 항의했다.

다음날인 6일 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또 다른 흑인이 역시 백인 경관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흑인 남성 필랜드 캐스틸(32)은 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의 검문을 받았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신분증을 꺼내던 중 네 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당시 동승한 캐스틸의 여자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총격 이후의 상황을 촬영해 SNS에 공개하면서 흑인 사회는 물론 시민단체의 분노가 증폭됐다. 캐스틸의 여자친구는 “그는 합법적으로 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시에 따라 신분증을 꺼내려고 하는 데 총을 쐈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이 떠들썩해졌고 곳곳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피켓을 앞세운 시위가 발생했다. 그러던 중 7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는 이 같은 백인 경찰의 과잉 공권력 사용에 앙심을 품은 예비역 육군 장병 출신 흑인이 매복하고 있다 경찰을 조준 사격해 5명이 살해됐다. 이는 2001년 9·11 이후 사상 최대의 경찰관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저격범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은 범행 현장에서 경찰이 투입한 ‘폭탄을 실은 로봇’에 의해 사살됐다.

이는 2년 전의 흑백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4년 7월 뉴욕에서 에릭 가너가 백인 경찰에 목 졸려 죽고, 한 달 뒤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사망한 이후에 벌어졌던 시위와 유사한 양상이지만 갈등의 강도는 훨씬 더 크다. 특히 ‘댈러스 경찰 저격 사건’은 흑인이 백인 경찰에 대한 증오와 원한을 실제 조준사격으로 옮긴 것이라는 점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댈러스 경찰국은 존슨의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된 사악한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캐스틸의 유족은 “흑인은 매일 사냥의 제물이 되고 있다”고 분노했고, 흑인 인권단체는 “경찰이 자행한 21세기 린치”라고 주장했다.

과거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끌던 대중적 흑인 민권운동은 ‘비폭력’을 강조했지만 최근 잇따라 터진 경관의 흑인 살해 사건은 흑인들의 인내심을 한계로 몰았다.

미국 인구 1인당 1개꼴로 추산되는 약 3억 개 이상인 미국의 총기 보유 실태가 경찰에 대한 공격을 부추겼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관의 흑인 살해로 촉발된 인종갈등이 분열된 정치와 혼합됐다”면서 정치권을 향해 해법을 요구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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