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기온은 33.1도로 올해 최고를 기록했다. 아침에는 24도를 기록했다. 아침 기온이 25도가 넘으면 전날 밤이 열대야라고 보는 기상청 기준에 따르면 10일 밤 올해 첫 열대야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열을 많이 품은 습한 여름 공기가 밤에 열을 방출하면서 열대야 현상이 발생한다. 도시화로 인해 지표상의 흙이 줄어든 반면 아스팔트, 콘크리트 도로가 많이 생긴 점도 발생 요인이다. 이들 도로가 흙보다 많은 열을 흡수했다가 밤에 방출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일사로 낮 동안 지열이 높았기 때문에 식는 것도 늦어져 다소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서울 도심은 열대야가 쉽게 찾아올 수밖에 없다. 아직 열대야가 공식적으로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최근 며칠간 밤에도 후텁지근한 공기와 싸워야 했던 시민들 상당수가 휴일인 이날 밤 밖으로 뛰쳐나왔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몰, 잠실 롯데월드 등 쇼핑몰과 영화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왔다.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은 기대보다 약한 에어컨 탓에 연신 부채를 흔들며 더위를 식혔다.
남자친구와 IFC몰을 찾은 최모(33·여)씨는 ”폭염이라길래 오후 늦게 남자친구와 이곳에 왔다“며 ”밤인데도 더워서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쇼핑몰이 문 닫는 10시께 집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편, 두 자녀와 타임스퀘어 영화관을 찾은 장모(42·여)씨는 ”어젯밤에도 너무 더워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며 ”마침 아이들도 영화를 보고싶어해 더위도 피할겸 영화관에 왔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영화관을 찾은 황모(29)씨도 ”보고 싶은 영화가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더위 때문에 영화관으로 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물놀이장도 가족 단위의 시민들로 붐볐다. 해가 이미 졌는데도 많은 아이가 더위를 잊은 듯 물장구를 치는 모습이었다.
8살 아들과 함께 물빛광장을 찾은 김모(41)씨는 ”아들이 물놀이장에서 노는 모습만 봐도 시원하다“며 ”바람이 불기는 하지만 여전히 더워 조금 더 있다가 집으로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에어컨에 의지한 채 아예 집에서 두문불출하는 시민들도 있다.
아침부터 집안의 에어컨을 계속 틀어놨다는 주부 이정순(52)씨는 ”일어나자마자 너무 더워 한시도 못 끄고 있었다“며 ”나갈 생각도 하지 못하고 집에서 TV를 보며 주말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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