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받은 송아지를 어미 소로 키운 뒤, 다시 그 소가 낳은 송아지를 이웃에 전달하는 전통을 가진 시골 마을이 있어 화제다.
충남 서산시 지곡면 연화리의 한 시골 마을에는 이른바 ‘송아지 릴레이 기부 운동’이 27년째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다.
송아지 릴레이 기부 운동은 198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붐이 일었던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에서 시작됐다. 농가 소득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고향을 떠난 기업인 등을 중심으로 한 운동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서 맥이 끊겼지만 지곡면만은 여전히 지속 중이다.
당시 지곡면에는 총 4마리의 암송아지가 기부됐다. 송아지를 받은 농가는 어미 소로 키운 뒤 새끼 한 마리씩을 이웃에게 전달했다. 지금까지 송아지를 받아 혜택을 본 주민은 37명이다.
기부받은 송아지 4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규환(69) 씨는 “마을의 아름다운 전통 덕분에 큰 살림 밑천을 얻었다”며 “송아지 값이 마리당 300 만원을 훌쩍 넘어 복덩이가 들어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송아지를 받을 농가는 차상위 계층(4인 가족 월 소득 211만1,266원) 이하이며 소를 키운 경험이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면사무소가 선정한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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