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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연극과 영화의 차이를 알고 제대로 즐겨봅시다."

'연극이 맛집의 특별한 요리라면 영화는 비슷한 맛의 패스트푸드'<br>'영화가 죽어도 못 따라 오는 연극의 매력' 13일 영신고서 열려

13일 영신고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영화가 죽어도 못 따라 오는 연극의 매력’을 맡은 박준용(사진) 공연평론가가 연극과 영화의 매체별 차이점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와 유명한 맛집의 특별한 요리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지 않듯이, 서로 장르가 다른 연극과 영화는 비교 대상이 아니랍니다. 연극의 특징과 구성요소를 이해하게 되면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답니다.”

지난 13일 방과 후 수업으로 마련된 박준용 공연평론가의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 ‘영화가 죽어도 못 따라 오는 연극의 매력’이 열렸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다. 이번 강좌는 영등포평생학습관이 지역학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준비됐다.

박 평론가는 패스트푸드와 맛집요리를 비교하며 연극의 특징을 먼저 소개했다.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 가지 않는 이유는 첫째, 비싸다, 둘째 멀다, 셋째, 잘 모른다 등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영화가 대량복제로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매체이며 불특정 다수를 위해 제작한다면, 연극은 제한된 소수의 관객을 위한 유일하고 특별한 공연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매체를 누리고 즐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위에 올려놓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겠죠. 예술매체의 속성을 이해하게 되면 즐기는 방법도 달라진답니다. 맛집은 산골짜기에 숨어있어도 힘들게 찾아가서 음식의 맛을 느끼고 즐기는 것처럼 연극은 영화와 달리 정중한 관객이 되어 누리고 즐겨야 한답니다.”



그는 연극·미술·음악·무용·문학 등 5대 기초예술에 대한 간단한 설명에 이어 연극의 3대 요소인 배우, 관객, 무대에 대해 소개했다. “영화관에는 관객이 없어도 스크린에 영화가 나오지만, 연극은 관객이 없다면 배우가 등장할 이유가 없겠죠. 마찬가지로 배우가 없다면 관객 역시 극장에 존재할 이유가 없답니다. 관객과 배우가 만나는 바로 그 곳이 무대가 되는 것이죠.”

방학 전 학기 말 여유기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강의에 참석해 연극이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는 듯 했다. 배우로도 활동을 했던 박 평론가의 강의는 자칫 졸리기 쉬운 오후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제격이었다. 그는 “학생들이 기초 예술 중 하나인 연극이라는 매체의 특징을 이해하고 즐기는 법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며 “아울러 세익스피어 등 연극의 기본은 고전작품인 만큼 학생들이 이번 강의를 통해 고전읽기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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