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윤아 등 한류 스타들에게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윤아는 4월 방영된 중국 후난위성TV 드라마 ‘무신조자룡’에 출연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현재 윤아의 SNS에는 남중국해 분쟁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는 중국인 팬들과 “아무런 대답도 하지 말라”는 필리핀·베트남 팬들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송중기·이민호·김수현 등 한류 스타들도 남중국해 분쟁 판결에 따른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올해 초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중국인들의 반감을 사 트와이스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출신은 물론이고 국내 아이돌 그룹의 일정이 잇달아 취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진 터라 더욱 불안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마땅한 대응책 없이 속만 태우고 있다. 중국은 가장 커다란 ‘문화 시장’이지만 이처럼 갑작스러운 리스크를 대비할 수도 없거니와 이를 초보적으로 관리할 매뉴얼조차 마련돼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류는 중국만이 아닌 동남아시아·유럽·남미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하는 관계로 더욱 어려움이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남중국해 분쟁 판결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는 요구가 SNS를 통해 확인된 것은 없다”며 “그러나 언제 그러한 요구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중국해 판결에 따른 입장을 표명하라는 요구가 올라오면 일단은 침묵하겠지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 출신 아이돌 멤버들의 SNS를 통한 입장 발표에 대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한 누리꾼은 “중국인 특유의 애국심의 발로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지만 중국·동남아시아·유럽 등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아이돌로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게다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아 등 한류 스타들에게까지 입장을 표명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정도를 넘어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누리꾼은 “중국에서 돈을 벌려면 중국을 지지하라는 글까지 봤다”며 “중국 팬들이 한국인인 윤아에게까지 중국에 유리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기적”이라고 꼬집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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