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태양의 신 이름은 ‘아몬(Amon)’이다. 아몬은 ‘감추어진 존재’라는 뜻인데 아문(Amun) 또는 아멘(Amen)으로도 쓰였다.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어의 아움(Aum)은 물론 기독교의 ‘아멘’도 아몬에서 나왔다. 이집트에 노예로 와 있던 유대인들이 이를 배워서 ‘강한 긍정’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했다. 유대교 예배당에서 랍비가 성경 구절을 읽으면 신도들이 한 구절씩 따라 했는데 간편하게 ‘아멘’으로 바뀌었고 기독교에도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새 책 ‘유물로 읽는 이집트 문명’의 저자 김문환은 쉽고 재미있게 인류 문명의 기원이라는 이집트 문명을 설명한다. 특히 유물이라는 누구나 볼 수 있는 대상을 통해 이해도를 높인다.
피라미드·미라·스핑크스·투탕카몬·람세스·클레오파트라 등등 우리도 이집트 문명에는 익숙하지만 역사의 맥락까지 찾아 제대로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집트 문명이 기원전 5000년부터 시작됐지만 기원 전후에 고대 로마제국에 멸망되면서 사실상 하나의 실체로서의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로서는 어쨌든 2,000년 전의 먼 나라 역사다. 그리고 로마제국, 이슬람, 현대 이집트를 거치면서 고대 이집트 문명은 말 그대로 ‘신화’로만 남았다.
‘유물로 읽는 이집트 문명’의 저자는 수많은 파라오와 복잡한 이집트 역사의 뼈대를 유물에 관련 시켜 쉽고 간결하게 서술한다. 현재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에 남아 있는 아몬의 인물상을 통해 아몬이 “얼굴 생김새가 뿔 달린 숫양 이었다가 타조 깃털 장식을 한 슈티를 쓴 사람 얼굴로 바뀐다”는 식이다.
책 자체는 2011년 이집트 민주화 혁명까지 일별하지만 주 내용은 5,000년 고대 이집트의 역사다. 각 시대별 주요 파라오와 그들이 남긴 찬란한 문화유산을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서로 다른 모습의 민족과 종교, 문화가 빚어낸 문명의 성과가 이집트에 녹아 있고 이것이 다시 세계 문명의 뿌리가 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3만8,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