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단독처리에 반발하며 상임위원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해 국회가 한때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여당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여 유감을 표명한 뒤 국회는 정상화됐다.
새누리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야당 주도대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하지만 여당이 국정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국회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만큼 협치를 표방한 20대 국회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야당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모든 상임위 일정을 중단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홍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리기로 했던 상임위와 특별위원회는 모두 파행됐다.
여당이 반발한 것은 야당이 지난 14일 열린 환노위에서 고용노동부 결산안을 단독 승인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날 고용노동부가 대통령의 허가 없이 예비비를 지출한 것을 두고 대립했다. 여당은 장관의 사과를, 야당은 징계와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여당이 반발하며 모두 자리를 떴고 결산안은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환노위는 정원 16명 가운데 여당과 야당이 각각 6명, 10명으로 이뤄졌다.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대책을 논의한 뒤 홍 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 홍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법을 지키고 상임위를 원만하게 운영하는 게 저의 책무이지만 원만하게 끝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노위 소속인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말도 안 되는 겁박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는 새누리당의 태도에 상당히 유감”이라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도대체 사과인지 변명인지 알 수 없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그러자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정 원내대표를 직접 설득했고 정 원내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정 원내대표는 점심 직후 소속 의원 전원에게 “홍 위원장의 유감 표명에 따라 모든 상임위 및 특위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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