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맏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20일 친박계 핵심 실세의 총선 공천 개입에 “음습한 공작정치의 냄새가 나는 것들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녹취록 파문에 배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상 비박계를 겨냥했다. 서 의원은 또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그때는 가만있지 않겠다”며 경고했다.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월 말 서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하며 서 의원의 당선을 도왔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중요한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오래 정치하면서 별꼴을 다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 시점에서 이런 문제가 나오느냐”며 전대 공작설을 제기했다.
자신을 돕기 위해 친박 실세들이 나섰다는 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서 의원은 “그 친구(김 전 의원)가 경기 화성 신설구(화성병)에 출마하기로 하고 저하고 이야기가 됐었는데 갑자기 (화성)갑구로 등록하고 사무실을 냈다고 하니 우려하는 차원에서 정리하려고 ‘처음에 약속한 대로 신설구로 가야지 왜 그쪽(화성갑)에 하느냐’고 하다 불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전 수석의 압력 행사 의혹과 관련해 일고 있는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서는 “그게 무슨 청와대가 개입할 문제냐”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병으로 가기로 약속해 놓고 갑으로 갔는데 청와대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만드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질문한 기자들에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대통령이 무슨 (개입하느냐). 기자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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