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숙원 사업인 훈련함 건조에 착수했으나 성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계획대로 오는 2020년까지 전용 훈련함이 해군에 인도되면 장병들의 교육 훈련은 물론 해군 전체의 대형 전투 함정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해군은 전용 훈련함이 없어 해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의 약 3개월에 걸친 해외 순항 훈련에 일선 전투함을 투입해 작전 함정 부족 현상에 시달려왔다.
특히 소말리아 해역에 청해부대를 고정적으로 파견한 이후부터는 대형 전투함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 이에 따라 해군은 전용 훈련함 건조를 요구해왔으나 재원 부족으로 연기되다 이번에 건조가 확정됐다.
그러나 첫 전용 훈련함의 성능은 다른 나라 해군에 비해 크게 낮을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예산이 적다. 개발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책임지는 부문의 사업비가 약 2,600억원. 선체와 기본적인 센서류, 각종 시뮬레이션(모의 훈련 장치), 구호용 의료시설, 추진기관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 이 정도다. 여기에 추가될 금액은 76㎜(재활용) 및 40㎜ 함포 비용으로 수백억 원대를 넘지 않는다. 물론 이 같은 건조비도 약 1,000억원 정도가 들어간 해양경찰의 훈련함보다는 3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빡빡한 예산 여건상 나름 최적의 조합으로 훈련함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훈련함에서 가장 중요한 시뮬레이션은 기본적인 조함 훈련, 대잠 작전, 기관 등 극히 일부만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각종 함포와 미사일 사격은 물론 항공모함 이·착함 훈련까지 가능한 중국의 초대형 훈련함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특히 일본 해상자위대의 경우 복수의 수상 훈련함과 잠수함 승조원을 위한 훈련 전용 잠수함까지 운용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예산 여건에 따라 첫 훈련함의 성능이 높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본 선체가 광개토-Ⅱ급(문무대왕급) 구축함으로 4,500톤급이어서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체가 상대적으로 큰 덕분에 이 훈련함에는 기존 전투함정들보다 큰 헬기 격납고가 설치될 예정이다. 첫 훈련함의 함명은 건조될 즈음에 결정될 예정이다.
해군은 재난 구조, 해외 국민 보호, 비상시 전투 상황 투입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훈련함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 1척의 추가 건조를 바라고 있으나 이 역시 예산 문제에 걸려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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