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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틀어지더니...러시아에 구애하는 터키

내달 9일 정상회담...러시아 전투기 격추사건 이후 처음

터키스트림 프로젝트 재개 등 경제교류 복원 논의키로

에르도안-서방세계 균열 커질 수록 구애 심해질 듯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14년 12월 터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만나 함께 걸어가고 있다. /자료=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터키군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던 양국 관계가 터키 군부의 쿠데타를 계기로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양국은 다음 달 9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으로 관계 정상화의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메흐메트 심셰크 터키 부총리가 26일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와 만난 뒤 양국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또 양국 부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경제교류 복원 논의의 물꼬를 텄다. 양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사업인 ‘터키스트림 프로젝트’와 터키 내 아쿠유 원전 건설 협상 재개는 물론 양국 간 무역에서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시리아 국경 인근에서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 이후 처음으로 성사됐다.



터키는 최근 격추작전에 참가한 터키 조종사 2명을 쿠데타 연루 혐의로 체포하며 책임을 쿠데타 배후세력에 돌리고 있다. 또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유족에게 애도서한을 보내며 적극적인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터키의 관계개선 노력에 화답했다.

러시아를 향한 터키의 구애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서방세계의 균열이 심해질수록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 문제를 두고 최근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헌을 통한 1인 지배체제 공고화와 사형제 부활 시도를 비판하며 터키가 EU에 가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대적인 쿠데타 배후 척결 바람은 최근 민간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터키 통신기업 튀르크텔레콤이 쿠데타 연루 혐의로 지난 22일 198명을 내보낸 데 이어 터키의 국영 저가항공사 아나돌루젯도 경영진 6명과 다수의 조종사·승무원을 해고했다. 또 터키 최대 냉각기 업체인 우르쿨링 대주주 2명도 전날 쿠데타 후속수사와 관련해 구금됐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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