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이 부동산 공모 상품으로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옛 올리브타워·사진)’ 입찰에 참여한 한 대형 자산운용사가 공모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퍼시픽타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부동산 공모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실제 이지스는 이번 입찰에 앞서 시중은행 및 증권사들과 만나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 펀드를 출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지스의 한 관계자는 “우협으로 선정되면 주관 증권사를 비롯해 판매 증권사를 정하고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공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퍼시픽타워가 부동산 공모 펀드로 나올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들도 관심을 보이는 우량 오피스 빌딩의 투자자를 공모로 모집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부동산 공모 펀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남아 있는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에 투자하는 ‘하나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이 출시된 것이 6년 전인 2010년 12월이다. 공실률이 높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우량 오피스 빌딩의 경우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운용사들도 굳이 공모를 선택하지 않았다.
퍼시픽타워가 공모로 출시될 경우 시장의 반응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나자산운용이 서울 명동에 위치한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출시해 하루 만에 600억원을 모은 바 있다. 퍼시픽타워의 경우 공실률이 3% 미만인 우량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 이상으로 관심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퍼시픽타워 입찰에는 이지스·아센다스 등을 비롯해 4~5곳의 기관들이 입찰에 참여했다. 매각가는 3.3㎡당 2,200만~2,3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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