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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선비정신을 부활시키자

김진수 선비리더십 아카데미 회장

진리탐구·공동체 존립의 근거

일제의 식민교육 탓 가치 잊혀

지도층이 선비정신 회복할 때

온국민 또한 행복하게 될 것





매년 8월이 시작되면 생각나는 것이 8월15일 민족의 광복일입니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될 때 초대 조선 총독으로 부임한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매우 골치가 아팠습니다. 그가 와서 보니 조선은 방방곡곡에서 항일 의병들이 들고 일어나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데라우치는 심복인 다카하시 도오루를 불러 항일 의병장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의병이 일어나는 원인을 분석하라는 밀명을 내립니다. 다카하시는 옷을 한복으로 갈아입고 삼남(충청·전라·경상)지방을 염탐합니다. 의병장의 집을 방문한 다카하시는 깜짝 놀랍니다. 분명히 총과 칼이 있을 줄 알았는데 총과 칼은 하나도 없고 의병장이라는 사람은 모두 방안에서 퇴계의 책과 다산의 책을 읽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카하시는 또 한 번 놀랍니다. 조선의 의병장들은 군인이 아니고 모두 ‘선비’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본 관료의 상식을 뒤엎고 허를 찌르는 일이었습니다.

다카하시는 데라우치 총독에게 이렇게 보고합니다. “조선을 식민통치하기 위해서는 조선의 ‘선비’를 말살시켜야 합니다. 조선에서 ‘선비정신’이 살아 있는 한 식민통치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로부터 조선총독부에서는 선비와 양반을 하나로 묶어 비하·폄하·멸시하고 왜곡시키는 무시무시한 정신문화 조작교육이 시작됩니다. 이로써 식민교육은 선비와 선비정신을 한꺼번에 매도해 버리고 조선의 양반은 모두 나쁜 놈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당시 조선의 양반계급은 일본의 사무라이 계급이나 유럽의 귀족계급에 비하면 진짜로 양반 중의 양반이었습니다.

현대적 의미로 선비를 정의하면 △선비는 행동하는 지식인·문화인·모범인이고 △선비는 도덕적 삶의 사회화에 앞장서는 리더이며 △선비는 공동체를 위한 공동선을 창조하는 엘리트입니다. 그리고 전통적 의미의 선비의 정의는 △선비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집인 인(仁·사랑)의 집에 살고 △선비는 세상에서 가장 바른 자리인 예(禮· 배려)의 자리에 앉으며 △선비는 세상에서 가장 큰길인 의(義·정의)의 길을 걷습니다.



일제는 식민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지식인들에게 선비와 선비정신의 부정적인 면을 날조·조작해 교육시켰고 일제에 세뇌된 지식인들은 똑같은 내용을 후손들에게 그대로 가르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일본인 지식층은 조선의 선비정신이 이룩한 위대한 전통 정신문화를 가장 무서워했습니다. 그것은 조선총독부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아베 노부유키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45년 8월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합니다. 9월8일 미군이 한반도 남쪽에 진주하고 9월12일 우리나라를 떠나면서 아베 총독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일본은 패배했다. 하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조선인은 위대하고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모두 잊어버리고 앞으로 100년이 넘도록 서로 이간질하고 분열하며 노예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아베가 말한 식민교육은 너무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사람은 교육받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광복 71년째를 맞이하는 오늘날까지도 우리나라 국민은 선비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선비정신의 본질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국민이 대부분입니다. 위대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올바른 선비정신에 대한 인문교육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식민교육의 목적은 찬란하고 위대한 우리나라 전통 정신문화를 말살시키고 우리 국민을 우민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교육의 최대 희생자인 선비의 삶을 새롭게 살려내고 선비정신을 부활시켜야 할 것입니다. 선비의 존재 이유는 진리탐구와 도덕실천에 있습니다. 진리탐구와 도덕실천은 인간다운 인간을 만들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협업사회인 공동체를 존립하게 하는 중추입니다. 선비는 인의예지(사랑·정의·배려·슬기)를 몸으로 체현하기 위해 격물치지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이 모두 선비정신을 되찾는 날이 우리나라 국민이 행복을 되찾는 날이 될 것입니다.

김진수 선비리더십 아카데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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