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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 '금토 드라마'의 반란

tvN '굿와이프' 전도연 연기 호평

OCN '38 사기동대' 갑질 비판도

탄탄한 스토리 힘입어 인기몰이

tvN ‘굿 와이프’




케이블 방송의 ‘금토 드라마’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금토’라는 다소 낯선 편성과 케이블이라는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고 ‘굿 와이프(tvN)’, ‘38 사기동대(OCN)’, ‘청춘시대(JTBC)’ 등이 동시에 시청자들의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전통적으로 금요일 저녁은 시청률이 타 요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까닭에 프로듀서들 입장에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편성 시간대였다. 그러나 전형적인 주말 홈 드라마를 탈피한 케이블 채널의 다양하고 신선한 시도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 최근 ‘너무 착해서’ 혹은 ‘지나치게 바람직해서’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 속에 지상파의 한 주말 드라마가 조기종영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우선 ‘굿 와이프’는 방송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전도연이 11년 만에 안방 극장 컴백작으로 선택한 작품이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전도연의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에 영화 같은 영상미로 시청률 5%를 넘기며 순항 중이다. ‘굿 와이프’는 15년 간 전업주부로 살았던 아내이자 엄마인 김혜경(전도연)이 성(性) 스캔들로 추락한 검사 남편(유지태)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가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변호사로서의 김혜경의 시선으로는 법정 드라마이며, 아내이자 여자로서 김혜경의 시선으로는 중년 부부의 위기를 말한다는 점에서 입체적이며 흥미롭다. 또 촬영진이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경험한 인력으로 꾸려져 영상미가 돋보인다. 걸으면서 대사를 하는 법정 장면은 스테디캠으로 주로 촬영하고, 사건 장면에서는 인물보다 공간을 살리는 조명을 사용해 틸트 쉬프트 효과를 내는 등 모든 장면의 디테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OCN ‘38 사기동대’


다소 생소한 채널 OCN의 ‘38 사기동대’도 시청률 4.5%를 넘기는 등 예상 밖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세금 징수 공무원 백성일(마동석)과 사기꾼 양정도(서인국)가 합심해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상습적으로 탈세를 저지르는 체납자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드라마가 톱 스타도 없이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유는 ‘갑에 대한 을의 통쾌한 복수’를 통쾌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세금은 없는 놈들에게 쉽게 걷어, 말 잘 듣잖아”, “돈은 그냥 개인을 위해서 쓰는 거고, 세금은 국민을 위해 쓰는 거야” 등 씁쓸한 현실을 인식시키는 한편 부조리한 현실을 타개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지를 갖게 만드는 대사들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JTBC ‘청춘시대’




여대생들의 쉐어하우스 이야기를 그린 ‘청춘시대’도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동생 병원비와 생활비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대학 졸업이 늦어지는 윤진명(한예리)의 고단한 삶과 화려한 외모 덕에 남자친구들에게 용돈을 받아 ‘쉽게’ 사는 강이나(류화영)의 충격적이고 씁쓸한 현실을 진지하되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그리고 있기 때문. 이나는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사는 진명을 보며 콤플렉스를 느끼고, 진명은 쉬운 삶을 사는 이나를 보며 “쉽게 살 수 있는 유혹이 나에게는 적었을 뿐”이라며 이해한다. 이렇게 이 작품에는 쉽게 사는 이에게도 어렵게 사는 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진리가 관통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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