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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터키 관계 악화 속 러 군함, 터키 어선에 사격

러시아 군함이 13일(현지시간) 에게해 그리스 인근 해역에서 터키 어선에 사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한 가운데 벌어졌다.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에게해 북부 그리스 섬 림노스에서 22km 정도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경비함 ‘스메틀리비’가 잇따른 경고를 무시하고 함정 방향으로 접근하던 터키 예인망 어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공보실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 3분께 정박 중이던 스메틀리비함의 오른편으로 약 1km 거리까지 접근하는 터키 선박을 발견하고 무선 교신을 시도했으나 답하지 않았고 조명 및 로켓 신호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함정은 어선이 600m 거리까지 근접했을 때 충돌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 안전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사격을 가했으며 그때야 어선이 항로를 급격히 바꿔 54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스메틀리비 호를 지나쳐 갔다고 공보실은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사건과 관련 모스크바 주재 터키 무관을 불러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달 24일 터키 전투기가 러시아의 수호이(Su)-24 전폭기를 격추한 사건 뒤 긴장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전폭기 피격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터키를 상대로 채소·과일 금수, 러시아 내 터키 기업 활동 제한, 양국 간 비자면제협정 잠정 중단, 자국인 터키 여행 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으며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터키는 사과를 요구하는 러시아에 영공 침범에 대한 정당방위로 사과할 이유가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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