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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제조·금융·의료업 발전에 유용"

군나르 칼손 미국 아야스디 공동 창업자 '산업수학 혁신 포럼' 강연차 방한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사업가로의 삶과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로의 삶은 '낮과 밤'처럼 정반대더군요. 하지만 수학이 제조나 금융·의료 같은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킬 유용한 학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군나르 칼손(63·사진) 미국 아야스디(AYASDI) 대표이자 공동 창업자는 30년 넘게 수학자로 살다가 창업 전선에 뛰어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칼손 대표는 학자에서 사업가로 전향한 자신의 결정을 "매우 보람 있다"고 평가했다. 칼손 대표는 이날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대한민국 산업수학 주간'의 일환으로 마련한 '글로벌 리더에게 듣는 산업수학 혁신 포럼'에 강연자로 나서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칼손 대표는 지난 1990년대 후반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위상수학(위치와 형상에 대한 공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을 데이터 분석에 응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연구에 들어갔다. 이후 12년간의 연구 끝에 위상 데이터 분석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을 개발해내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 중 한 명인 구르짓 싱(현 아야스디 최고경영책임자)과 함께 2008년 창업을 했다. 칼손 대표는 "기존 데이터 분석 기법은 한 가지 특정한 데이터 형태를 미리 가정하고 접근하지만 위상 분석은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특히 양이 방대한 빅데이터는 일차원적인 선(線) 모양 외에도 고리 같은 입체적 모양을 띠기도 해 위상 분석이 더 정확한 분석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덜란드암연구소(NKI)는 아야스디 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비슷한 생체 데이터를 가진 사람들 중 추가 암 검진이 필요한 사람을 골라냈다. 또 미국 씨티그룹은 아야스디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수익과 관련된 거시지표, 다우지수, 환율 등 복잡한 변수를 분석해냈고 2년 연속 통과하지 못했던 미 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했다. 칼손 대표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날수록 위상 데이터 분석의 탁월함은 더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손 대표는 수학이 다양한 산업을 더욱 '비옥하게' 할 수준에 올랐다고 자신했다. 그는 "순수 수학은 '얼마나 깊이가 있는지, 심지어 얼마나 어려운지'에 따라 가치가 높아졌지만 산업수학은 다르다"며 "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수학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칼손 대표는 사업가로의 변신을 '뻔한 미래를 살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연구를 계속하면 예측 가능한 인생을 살게 되겠지만 새로운 도전, 모험을 하고 싶어 창업에 뛰어들었다"며 "수학을 활용한 창업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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