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무용지물로 남아있던 공간들이 기업의 사회공헌에 힘입어 ‘도시숲’으로 조성되며 바쁘고 지친 도시민들의 녹색 힐링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갑천 옆 유림공원. 국토교통부 소유 하천부지로 쓸모없이 방치되던 이곳이 지금은 대전시민 다수가 휴식과 건강 등을 챙기기 위해 빈번히 방문하는 도심 속 명소로 자리잡았다.
5만7,400㎡ 규모의 유림공원은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지난 2007년부터 2년 6개월간 사비 100억원을 들여 하천부지에 도시숲을 조성한 뒤 대전시에 기부채납했다. 96종 7만6,000그루의 조경수와 108종 25만6,000그루의 초화류가 식재됐고 3만9,577㎡ 규모의 잔디공원도 마련됐다.
유림공원 관리를 맡은 대전 유성구는 매년 가을철 이곳에서 국화축제를 개최하는데 축제기간 방문객이 45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S-오일도 울산시 중구 태화동 태화로에 태화루 도시숲을 조성하기 위해 울산시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507억원이 투입돼 조성된 태화루 도시숲에는 태화루, 대문채, 사주문, 홍보전시실, 쉼터 등도 함께 건립돼 울산시민의 힐링공간인 도시에 관광명소로 활용되고 있다.
SK에너지는 울산시 남구 대공원로 16만4,000㎡에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울산 대공원숲을 조성, 울산시에 기부채납했고 공원 내 SK광장은 전국적 관광명소가 됐다.
또 한국수자원공사가 대전시 대덕구 미호동에 6억5,000만원을 지원해 로하스가족공원을 조성했고 부산은행은 6억원을 투입해 부산진구 범전동에 우물터 쌈지공원을 조성했다. 삼성화재도 대도시 지역 8개 학교에 학교숲을 조성해줬다.
아울러 쌍용양회가 강원도 동해시에 가로수길을 조성했고 포스코는 전남 광양시에 1억원을 지원해 소나무 등 가로수를 심었다.
이처럼 기업과 시민이 참여해 2014년부터 조성한 도시숲은 지난해까지 856개에 이르며 정부 예산 389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올해에도 전국 곳곳에 700개 이상의 도시숲을 조성할 계획인데 상반기에만 예산 투입 없이 기업·시민 참여로 도시숲 372ha를 조성하는 등 올해 연간 목표 296ha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도시숲 조성 외에 도시숲 관리에도 국민과 기업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도시숲 관리 건수는 2014년 853건에서 2015년 1,609건으로 늘었고 국민 참여는 같은 기간 33만8,000명에서 43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산림청은 도시녹화운동 확대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기업·단체와 지역주민 간 공동관리 모델인 도시숲 트러스트를 지난해 30개에서 올해 40개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창재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시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도시숲이 도시민들의 새로운 녹색 힐링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매년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공모 대전을 개최해 시민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수상작은 도시숲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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