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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슬림 비하' 논란의 중심, 후마윤 칸은 누구?

"영국 BBC, 칸 대위의 생애 소개"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논란에 중심에 있는 고(故) 후마윤 칸 미군 대위의 생애를 영국 BBC가 소개했다. /출처=미 육군




2004년 이라크에서 복무하다 자살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은 미군 대위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사자의 아버지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비판했고, 트럼프가 이를 반박하며 무슬림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사자의 부모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의 지도부도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주인공은 고(故) 후마윤 칸 대위. 그는 어떤 사람일까? 영국 BBC가 1일(현지시간) 그의 생애를 조명했다.

1976년 파키스탄에서 출생한 칸 대위는 2살이 되던 해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그의 가족은 메릴랜드 주 실버 스프링에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칸 대위는 그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칸 대위가 “애국심이 넘치는 아이였으며, 토마스 제퍼슨(미국 제 3대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회고했다. 중등학교(우리나라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이 포함된 교육과정) 시절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버지니아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학군단(ROTC)에 지원했다. 칸 대위의 아버지는 이에 반대했지만, 칸 대위의 의지는 확고했다. 이에 대해 칸 대위의 아버지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국가로부터 받은 것은) 돌려주고 싶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0년에 대학교를 졸업한 칸 대위는 이후 4년 동안 육군에 복무했다. 그는 당초 군을 떠나 로스쿨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2001년 9·11 테러 이후 계획을 바꿔 군에 남았고, 2004년 이라크에 파병됐다. 2004년 5월 칸 대위는 ‘영웅이 되려 하지 말고 안전하게 집에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전화에 “나는 (내가 통솔하는) 군인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들을 두고 갈 수 없다”고 답한 일화도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2004년 6월 8일, 당시 바그다드 북동부 바쿠바 기지에서 아침 시간 기지 입구를 지키는 병사들을 점검하는 임무를 맡고 있던 칸 대위는 자살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이른 아침 택시 한 대가 칸 대위와 그가 통솔하던 병사들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고, 그는 부하들에게 ‘물러서서 바닥에 엎드리라’고 소리치며 택시를 향해 다가갔다.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며 다가오던 칸 대위가 차에 충돌하기 직전, 운전자는 자살 폭탄을 터트렸다.

폭발로 칸 대위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하지만, 폭탄 차량을 막아선 그의 행동으로 기지 출입문 근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수백명의 군인들이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칸 대위에게 퍼플 하트 훈장(전투 중 부상을 입은 군인에게 수여)과 청동성장(공중전 이외의 용감한 행위를 한 군인에게 수여)을 수여했으며, 그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했다. 그의 장례식에는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이던 힐러리 클린턴 현(現) 민주당 대선후보가 참석하기도 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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