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내내 급락세를 보여온 국제유가는 8월 들어서자마자 배럴당 40달러를 내줬다. WTI 9월물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9.82달러까지 하락했다가 간신히 40.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6월 초 고점(51.23달러)보다 22% 떨어진 것으로 시장은 일제히 베어마켓 진입으로 해석했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42.14달러에 마감해 6월 고점(52.51달러) 대비 20%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했지만 반등보다는 약세장 지속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뜩이나 재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원유 공급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블룸버그가 집계한 6월 OPEC 회원국 산유량은 하루 평균 3,288만배럴로 전월 대비 24만배럴 증가했다. 이는 하반기 예상 원유 수요량인 하루 3,260만배럴을 웃도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생산량 증가 속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는 공급가를 최근 수년 내 가장 많이 낮췄다”며 “산불로 잠시 생산을 멈췄던 캐나다 석유회사들도 시장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증산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국 석유개발 회사들은 휘발유 재고가 전 세계적으로 5억배럴에 이르지만 생산감소 움직임에 종지부를 찍고 시추기 가동을 늘리고 있다.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시노펙은 셰일가스 사업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5년 내 생산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최근 밝혀 오일메이저들이 수성을 위해 투자를 줄이기도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 이 때문에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30달러대 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에너지 투자전문 헤지펀드인 어게인캐피털 관계자는 “공급과잉 해소 기대는 꺾였다”며 “유가는 최소 배럴당 35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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