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에서 이번에는 SNS를 통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고려대 측은 3일 학교 학생 30여명이 만든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음란물 공유가 이루어져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비공개 그룹은 ‘고추밭’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돼 왔으며 지난 5월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과 몰래 카메라 등의 음란물 수백 건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 게시물은 익명의 관리자가 ‘제보’라며 올렸고, 일부 게시물은 그룹 회원이 직접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그룹의 존재를 알게 된 피해자들은 학생피해자대책 위원회를 꾸리고 지난달 22일 학내 양성평등센터에 중재를 요청했으며 학생회 등 교내 학생자치기구를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피해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도리어 피해 학생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거나 “누구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 측에 전달한 사과문에서도 ‘문제의 게시물은 작년 1학기에 올라온 글이며 이후 철저한 필터링을 시행했다’고 밝히면서 가해 사실을 축소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온라인에서 벌어진 사건 특성상 범위가 넓어 정확한 조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신고된 사항은 학칙 위반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 필요성을 검토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고려대에서 벌어진 성희롱, 성폭행 사건은 올해에만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3월 19일에는 고대 동아리 연합회 운영위원 분과장 및 모 중앙 동아리 전 대표였던 A씨가 후배 B씨(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6월에는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 성폭력 사건이 내부고발에 의해 발각된 바 있다.
/주현정 인턴기자 hyunjeong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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