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 초선의원들 간 면담 추진을 놓고 당내에서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가 불쾌함을 드러냈다.
3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TK 초선의원들과의 면담에 대해 “전대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전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하며 “그것은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TK 의원들을 만나 지역 민심을 청취하는 의미인데 당내에서 전대와 관련한 정치행위로 규정짓는 목소리가 나오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TK 초선의원을 만나 전대와 관련한 메시지를 준다고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TK의원 면담은 특정후보 진영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손해되는 일”이라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행위를 전대개입 프레임으로 가두려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TK 의원 면담에 정치적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박 대통령은 조만간 TK 지역 새누리당 초선의원들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참석 대상은 TK 초선의원들과 사드 배치가 결정된 경북 성주를 지역구로 둔 재선의 이완영 의원 등이다.
한편 이날 김무성 전 대표는 광주에서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슨 말씀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전대를 앞두고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오히려 박 대통령의 국정행위를 전대 선거용으로 활용하려 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 때리기’를 하려는 것인가”라고 언급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김 전 대표가 전날 전남 벌교의 한 농가에서 고추농사를 체험한 것을 언급하면서 “몸은 고추밭에 두고 오히려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모양”이라며 김 전 대표가 비박계 당권 장악을 위해 오히려 이번 면담을 역이용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효정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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