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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포츠 매체 SI 선정 '역대 최악의 올림픽' 5선

올림픽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최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치안 불안정, 대기·수질 오염, 지카 바이러스, 부실공사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어 올림픽 성공 개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2일(현지시간) 역대 최악의 올림픽 5선을 뽑았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포스터 /출처=IOC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1904년의 올림픽은 당초 세인트루이스가 아나라 시카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카고와 유치경쟁을 벌이던 세인트루이스는 개최지 선정 결과에 불복해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당시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까지 세인트루이스의 편에 서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개최지를 변경하라는 압박을 했다. 결국 IOC는 세인트루이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세기 초반 교통 기술 여건상 세계의 선수들이 세인트루이스에 입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12개국 630명의 선수만이 참가하게 됐다. 또 당시 같은 기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던 세계박람회에 밀려 심지어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경기에서도 세인트루이스는 최악이었다. 당시 마라톤 결승에서 미국 선수 프레드 로츠가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는데, 로츠가 경주 도중 지나가던 차를 얻어타고 상당한 거리를 이동한 사실이 발각되는 일도 있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포스터 /출처=IOC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으로 유명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의해 올림픽의 의미가 퇴색됐다. 베를린의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것은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하기 이전인 1931년의 일이지만, 유치 결정 2년 후 나치 정권이 들어서면서 IOC가 베를린에서의 올림픽 개최를 철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IOC는 결정을 철회하지 않았고, 히틀러와 나치 정권의 선전의 장으로 악용된 베를린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인의 화합’이라는 올림픽의 취지에 맞지 않는 최악의 올림픽으로 남게 됐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포스터 /출처=IOC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1968년의 올림픽을 멕시코시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의문이 남는 일로 거론되고 있다. 멕시코시티는 해발 2,240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대기 중 산소량이 해수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환경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선수들의 건강과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IOC는 고도에 의한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IOC의 단언은 틀렸다. 공기가 적어 저항이 적어지자 비정상적인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육상에서 수 많은 세계 기록들이 경신됐다. 멀리뛰기의 밥 비먼의 경우 종전의 세계기록 보다 60cm 이상을 멀리 뛰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800m, 1,500m, 마라톤 등의 장거리 종목에서는 유력한 우승후보들이 맥을 못 추고 약체로 평가받았지만, 고지대에 익숙한 아프리카 선수들이 메달을 휩쓸었다. 당시 5,000m와 1만m에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호주의 론 클락이 1만m 경기에서 완주하지 못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멕시코시티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IOC는 이후 고지대 도시에서의 올림픽 개최를 하지 않고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포스터 /출처=IOC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올림픽 자체가 실패로 보기는 힘들지만, 개최 도시에 엄청난 빚더미를 안겨준 두 개의 올림픽이 함께 선정됐다. 1976년 올림픽 이후 몬트리올은 10억 캐나다 달러(한화 약 8,500억 원)의 부채를 안게 됐고, 이를 상환하는 데만 30년이 걸렸다. 그리스의 아테네는 2004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무려 150억 달러(한화 약 16조 7,700억 원)의 빚을 지게 됐고, 이는 국가 경제를 넘어 유럽 경제의 짐이 됐다.

이에 SI는 IOC가 중소도시에서의 올림픽 개최를 희망한다면, 2002년 한국과 일본에서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도록 한 국제축구협회(FIFA)의 선례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포스터 /출처=IOC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IOC가 1996년 올림픽을 애틀란타에서 개최한다는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의문이 따라다녔다. 1984년 올림픽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최됐는데, 12년 만에 올림픽을 다시 미국에서 개최하는 것은 IOC의 원칙에 맞지 않았다. 훗날 이는 애틀란타의 유력 경제인들이 IOC 위원들을 뇌물로 포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작부터 비리로 얼룩진 애틀란타 올림픽은 경기 일정을 짜는 데도 실패했다. 보통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7~8월 애틀란타의 평균 기온은 섭씨 32도에 달한다. 반면 9월에는 27도까지 떨어져 경기를 치르기에는 9월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IO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고기온 38도에 달하는 무더위에 선수들의 경기력은 저하됐다.

날씨만이 애틀란타 올림픽의 문제가 아니었다. 열악한 대중교통과 복잡한 고속도로 체계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줬고, 올림픽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시기에 경기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발생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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