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케팅은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시작됐다. 당시 코카콜라는 미국 선수들을 위해 콜라 1,000박스를 공수해 무상으로 제공했다. 미국 선수들이 내내 입에 달고 다녔던 그 음료수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은 대단했고, 홍보 효과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코카콜라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올림픽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대회 조직 위원회는 2억 달러의 흑자를 내며 ‘올림픽 마케팅 시대’의 개막 을 알렸다. 1985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7대 위원장인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가 적자구조 탈피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TOP(The Olympic Partners)’라는 올림픽 마케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TOP 프로그램은 기업에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받고, 그 대가로 독점적으로 올림픽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도록 한 제도이다. 올림픽 엠블럼과 휘장을 내걸고 광고와 홍보를 펼칠 수 있는 업체들은 이들 올림픽 파트너로 한정된다.
TOP 프로그램에는 사업 분야별로 한 개 기업씩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정 자체만으로도 세계적 기업으로 인정받으며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무알코올 음료, 파나소닉(Panasonic)은 AV시스템, 비자(VISA)는 카드결제 시스템 분야로 TOP 프로그램과 계약했다. 이들 기업은 금전적인 후원 외에도 장비, 기술을 제공한다. 화학 회사인 다우(DOW)의 경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경기장 내외장재를 비롯해 육상경기 트랙, 축구공, 유니폼 등을 후원했다.
최근에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도요타(TOYOTA)가 지난 3월 자동차업종으로는 처음으로 TOP에 이름을 올렸다. 파나소닉, 브리지스톤(타이어업종)에 이어 일본 기업으로서는 세 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1998년 일본 나가노 겨울올림픽과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 무선통신 분야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됐고 현재까지 올림픽 파트너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TOP에 포함된 기업들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각 1회씩 4년 갱신으로 계약을 맺는다. 2014 소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의 TOP 프로그램에는 코카콜라, 파나소닉, 비자카드, 맥도날드, 삼성전자 총 10개의 세계 굴지의 거대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이 포함된 4년간의 후원금액은 한 기업 당 대략 1억 7,5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지윤 인턴기자 JYP_4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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