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도 등급이 있을까. 물론이다. 종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국내 생활체육, 국내 아마추어(또는 프로), 국제 심판 순으로 심판 자격이 나뉜다. 상위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수준급의 영어실력과 국제경기연맹이 제시하는 자격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국제 심판이 되더라도 ‘별 중의 별’ 올림픽 심판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올림픽은 소수의 선택된 심판만이 밟을 수 있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이석 핸드볼 국제심판은 “국제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초기에는 유스(만 19세 미만)나 주니어(만 21세 미만) 대회 위주로 배정된다”며 “심판 경력을 통해 높은 고가 점수를 쌓아야만 올림픽 경기에 배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올림픽 심판은 어떻게 탄생할까? 올림픽 심판은 종목별 국제경기연맹 (International Federation)에서 선정하게 된다. 국제경기연맹은 경력, 국적, 평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심판 지명을 통보 하는데, 최근 심판 경험이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리우올림픽에 탁구 심판으로 참가하는 이정금 심판은 “2015 독일오픈과 센다이 우먼스월드컵에서 연달아 결승전 주심을 맡았던 것이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되는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국제심판을 양성하기 위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다. 올림픽에서 매번 이어진 오심 사건으로 인해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은 국제 심판 양성과 역량강화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현재 국제심판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국제 심판 양성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쳤다. 국제인재팀의 양구석 과장은 “체조 양태영, 펜싱 신아람, 소치올림픽 김연아 등 오심 문제가 부각되면서 점차 국제심판 양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현재 정부와 체육단체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교육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우리나라는 15종목에서 19명의 심판을 파견한다. 지난 런던올림픽(14종목·20명) 보다 한 명 줄어든 규모다. 올림픽 무대를 밟는 국제심판은 해당 종목 최고의 권위자로 ‘스포츠 외교’로 평가받는 만큼 장기적인 투자와 역량강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지윤 인턴기자 JYP_4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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