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과 극심한 수출 부진 등으로 지난달 제조업 고용 증가폭이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 여파로 산업 전반의 고용 증가세도 둔화돼 구직자들이 고용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53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5,000명(2.9%)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취업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증가율은 오히려 둔화됐다. 2014년 7월과 2015년 7월의 증가율은 각각 3.2%(36만명), 3.3%(38만6,000명)였다. 이런 증가폭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업종은 제조업이다. 제조업의 고용 증가율은 0.5%로 지난해보다 취업자 수가 1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1월(6,3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선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조선업의 고용이 급감했다. 선박·철도·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선박 수주 감소 등 경기 악화로 올 들어 감소세로 전환, 7월 취업자 수가 1만8,500명(8.8%)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지난해 말 고용 규모는 21만명에 달했으나 올해 7월에는 19만1,000명까지 줄었다.
노동시장 2.9%로 증가세 둔화
기타 운송장비·전자업도 휘청
제조업 고용의 14.4%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는 7월 고용 규모가 2만1,000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고용 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감소해 올해 7월 고용 규모는 51만3,000명에 그쳤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세계시장의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돼 수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임금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도 고용 증가율이 0.5%에 그치는 등 저조한 성적표를 거뒀다. 이는 6월 증가율(0.7%)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이에 반해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은 증가율 13.9%를 기록, 선전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6.0%), 도·소매업(5.8%) 등도 증가폭이 컸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자·조선·철강 등 제조업 부문의 고용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며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금융 부문의 고용 증가폭이 둔화된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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